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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essay] ep.03
구 월, 完긴 더위가 사그라들었습니다. 한여름의 녹음처럼 짙었던 무더위에 지친 분이라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날씨를 즐기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계절이 실려 오는 것만 같은데, 가볍고 시원한 공기 탓에 느껴지는 이 기분 좋음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지만 않았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네요.런칭 때만 해도 한 해의 반이 남았었는데 이제는 25년 쪽으로 훨씬 기울어졌습니다. 남은 세 개의 달을 안온하게 보낼 수 있도록, 조금씩 한 해를 마무리할 준비를 시작해야겠습니다.
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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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essay] ep.02
요 며칠 요란하게 비가 내렸습니다. 어떠한 조짐도 없이 쏟아져 내린다거나, 해가 비추는 채로 비가 내린다든가 했어요. 저는 비가 좋습니다. 대신, 어제와 그제 내린 요상한 비 말고, 잔잔하고 길게 내리는 비를 좋아해요.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 내리는 모든 비가 좋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계절을 꼽자면 여름입니다. 달궈진 도시를 식혀주기도 하고, 시청각적 청량함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죠. 그 빗소리가, 그리고 비가 내릴 때의 냄새가 참 좋아요. 출근길에 잠자리가 낮게 나는 걸 보고 비가 오려나 싶었는데, 마침 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네요.뜨거워지고, 비가 내리고, 구름이 끼고, 다시 비가 내리기를 반복하니 붉고 노란 것들을 눈에 담을 시간이 다가오네요. 마침 오늘이 처서입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여름의 여운이 조금씩 사라질 거예요. 또 하나의 여름도 안녕입니다.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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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essay] ep.01
벌써 일주일이 지났네요. 사실 정신이 없어서 일주일이 지나간 지도, 런칭을 했다는 것도 실감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부단히 노력했다고 생각했지만, 내놓고 보니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합니다. '더 좋고 만족스러운 제품을 내놓았어야지' 하는 마음과 '아직 보완하고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많구나, 우리 브랜드는 더 발전할 수 있어'라는 감정이 양립하고 있어요. 좋아해 주시는 것들은 좋아해 주시는 대로, 불편과 불만을 느끼시는 부분들은 하루빨리 개선하여 더 좋은 제품으로 답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지친 하루를 우리의 향으로 감싸내어 포근한 상태로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그렇게 여러분이 가지고 있을 여름 고민을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면 참 다행일 것 같습니다.7월, 여름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습니다. 매년 기록을 경신하는 더위를 마주하면, 두려울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이 더위를 어떻게 지날까'와 같은 고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시원함을 느끼고, 추위를 걱정하고 있더라고요. 이번 여름도 추억만 남고, 별다를 것 없이 지나갈 거예요. 그러니 조금만 힘내봐요, 우리.남은 여름의 무더위 속에서도 여유와 행복을 놓치지 마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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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launch essay] ep.0-3
D-4여러분과 처음 마주하게 될 향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요.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향을 정할 때 가장 깊은 고민이 있었고 가장 많은 목소리가 오고 갔습니다. 향이야 말로 TAKE A SHOWER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우리 브랜드를 담은, 우리 브랜드를 닮은 향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향을 떠올리는 영감의 원천을 조금 넓게 표현하자면, ‘기억과 감정의 총체가 담긴 상상력’라 표현하고 싶네요. 어렸을 때 느꼈던 감정이나 냄새 같은 것들, 여행지에서의 반짝이는 추억들, 일상적인 모든 것들, 심지어 아주 먼 과거나 미래의 어떤 상황을 상상해 보는 것까지. 모든 것들을 향으로 표현할 수 있으니, 상상력이 바로 향을 만들어 내는 재료가 되는 것이죠. 상상력이라고 표현을 하지만 절반 이상은 경험에 근거한 상상이에요.런칭 때 선보일 가든과 우붓이라는 향도 그래요. 가든은 어린 시절 뛰어놀던 푸르른 공원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가드니아의 향을 담아냈고, 우붓은 발리에 갔을 때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있던 새벽의 나무 향을 담았어요. 스토리의 디테일한 부분은 런칭을 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실 테니 길게 얘기하진 않을게요. 이런 스토리들을 향으로 여러분께 전하고, 공감을 끌어내고, 향을 통해 상상을 일으키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조향을 할 때도 어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아무래도 추억에 상상력을 더한 향기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에, 쉽지만은 않았는데요. 향료들을 섞으면서 여름의 공원까지는 만들어 냈는데, 어떤 향료가 단 0.05% 투입되는 것만으로 더 달큰한 향이 되면서 순수한 가드니아의 느낌보다는 축제가 열린 신나는 분위기의 공원이 되어버리는.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이런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결국 원하던 향기를 만들어 냈죠. 그게 가든과 우붓입니다.같은 계절, 그리고 공간의 변화, 시간의 역행으로 표현된 두 향기는 초록의 나무가 우거진 계절에 참 안온하게 어울리는 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런칭을 준비하면서 하루빨리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커지게 된 이유라고 할까요. 제가 느꼈던 것들이 여러분의 상상으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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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launch essay] ep.0-2
D-10첫 미팅으로 서울에 방문했던 날과, 첫 제품 촬영 날의 사진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사무실이 경남에 있어, 서울을 오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습니다. 서울로 올라와 여러 업체에 방문하고,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시간을 쪼개서 다녔어요. 그 후로도 마냥 순조로웠던 건 아니지만 제품 촬영까지 잘 진행되었습니다. 제품 촬영 날도 모든 게 처음이라 잔뜩 긴장하고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잘 마쳤던 것 같아요.서울에서 첫 미팅을 했던 그날,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밖을 나오니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어요. 하루종일 이어지던 미팅 때문이었을까요? 떨어지는 눈송이들이 마치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줄기의 모습과 겹쳐 보이더라고요. 남들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때 '아 진짜 브랜드가 만들어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신력과 체력을 모두 갈아 넣은 힘든 하루의 끝, 떨어지는 눈발 속에서 브랜드를 떠올리던 제 모습을 보면서 말이죠.브랜드를 만들고, 제품을 구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향기예요. 샤워를 특별하게 만들고 싶었기에, 단순한 기호를 넘어 우리가 만들어 낸 향으로 사용자에게 경험과 감동을 선물하고 싶었거든요. 어떤 순간이 떠오르게 한다거나, 어떤 공간을 연상할 수 있도록 하는 향. 그게 가장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부분에 소홀하진 않았어요. 성분이나 제형도 바디케어 제품을 선택할 때에 고민할 수 있는 부분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특히 점점 고온다습 해지는 우리나라의 여름 날씨를 고려해 ‘기분 좋게 바를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패키징 또한 용기부터 시작해서 컬러까지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용기들과 더 많은 색상 중에서 앞으로도 우리 브랜드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을 용기와 색을 골랐어요. 유행을 타거나 쉽게 사라지는 디자인이 아닌, 기능성과 좋은 사용감까지 놓치지 않으면서, 특별함을 선물하는 향까지 담은 TAKE A SHOWER만의 제품은 이렇게 완성되었습니다. 많은 고민과 노력이 들어간 만큼 좋은 제품과 경험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리고 처음 마주하는 날이 다가올수록 그 마음이 자꾸만 더 크게 부푸는 것 같아요.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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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launch essay] ep.0-1
D-13샤워는 제게 하루의 고단함을 녹여내는 일이었습니다. 어떤 지독한 하루라도, 샤워를 하고 나면 적당히 물렁한 상태로 욕실을 나왔으니까요. 결국 샤워라는 게 하루를 온전히 소화해 내려면 필요한 '의식' 같은 행위가 되어버렸죠. 하루라는 정해진 시간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샤워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성분이 좋은, 취향에 맞는, 향이 좋은, 디자인이 만족스러운 등등의 기준들이 세워지게 되었고 점점 더 제가 원하는 샤워 제품들을 찾기 어려워졌어요. TAKE A SHOWER는 그렇게 제 경험으로부터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하고 일상적인 샤워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아껴주고 보듬어 주는 특별한 경험으로 당신의 일상 속에 우리가 자리하길 바라면서요. 제가 원하는 제품과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당신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닿고 싶은 목표가 되었습니다. 욕실에 자리한 우리가 당연해지기를, 하지만 TAKE A SHOWER를 사용하는 당신은 특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하루의 시작과 끝에 그렇게 우리가 스며들기를 바랍니다. 곧 그 첫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겠네요.
2024-07-30